Sunday, November 1, 2009

純雪 Orhan Pamuk's 'Snow' pp 132 and Peter's Photos of Snow 2008 in Toronto

Riverdale Park, Broadview Toronto 2008

University of Toronto University Ave Toronto 2008

.. As he gazed at the grand old buildings on either side, admiring their handsome doors, their generously proportioned eaves, their beautiful friezes, and their dignified but timeworn facades, Ka has a strong sense of the people (Armenians who traded in Tiflis? Ottoman pashas who collected taxed from the dairies?) who had once led happy, peaceful, and even colorful lives here. Gone now were all the Armenians, Russians, Ottomans, and early Republican Turks who had made this city a modest center of civilization, and since no one had come to replace them the streets were deserted.
College and Spadina Street Toronto 2008

But unlike those in most deserted cities, these empty streets did not inspire fear. Ka marveled at the snow-laden branches of the oleanders and the plane trees, at the icicles hanging down from the sides of the electric poles feeding the pale shop windows.
The snow was falling into a magical, almost holy silence, and aside from his own almost silent footsteps and rapid breathing, Ka could hear nothing. Not a single dog was barking.
He has arrived at the end of the earth; the whole world was apparently mesmerized by the falling snow. As he watched the snowflakes fall through the halo of light, he saw how some fell heavily earthward while others wheeled around to fly back up into the darkness.


Lake Ontario Lake Shore Street Toronto 2008

Bach: Cantata BWV 140: Peter Schreier: Sleepers wake


오르한 파묵이란 작가는 이전엔 알지 못했는데
단지 표지 디자인이 좋았고
빨간 폰트의 Snow 란 제목이 좋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작은 스티커가 붙어있었던 것이 책을 집게 한거다.

근데 역시 잘 골랐어. 주제도 풍성하고 심각하면서도 재미도 있고..

어제 읽은 구절 중에 눈에 대한 묘사가 좋아서 위에 인용한 것인데
작년에 찍었던 토론토에서의 눈 사진도 같이 올려 봤다.

이 책에서의 '눈' 이야기를 잠시 해보기로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눈의 의미를 나 나름대로 생각해 본거다.

한때 여러 제국들의 지배를 받아 나름대로 화려하고 풍성한
역사적 발자취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퇴락할 때로 퇴락한 작은 국경 마을로 주인공 Ka 가 방문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를 고대하면서..

무신론자라 여기는 자신이 진정한 사랑으로 인해 구원을 얻어
신이 없어도 더이상 외롭지 않게 되리라는
섣부른 기대도 함께 하면서..

그가 도착하던 날 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며칠 째 계속 어찌나 많이 오는지
마을은 이제 외부 세계와 완전히 고립되게 된다.

종교적 이유로 히잡 벗기를 거부하는 여학생들의 자살이 이어지면서
그러한 사회적 문제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끼칠까
전전긍긍하는 권력가들의 정치적 왜곡이 계속되면서,
살인사건도 일어나고 마을의 사람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되고..

기자의 신분으로 내려온 주인공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서로다른 생각과 신념, 종교관, 그리고 세대간 갈등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바깥에는 끊임없이 눈이 나리고..
그 눈을 바라보는 시인인 주인공의 마음에
돌연 시심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시심이 생겨나
마치 다른 시인이 불러주는 시를 받아적듯 시를 쓰게 되고..
실로 오랫만에 솟아나는 시심으로 지어진 시는
본인 스스로 읽어봐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주인공은 기뻐 어쩔줄을 몰라 하고..

춥고 암울하고, 아무런 사회, 정치, 종교적 미래가 없는
작은 마을의 대소사를 접해가면서
주인공은 계속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바라본다.

어떤 눈송이는 바로 땅으로 곤두박질 치기도 하고
어떤 눈송이는 눈 앞에서 거꾸로 날려
하늘로 다시 치 솟기도 하고..
그 하나 하나의 눈송이는 제 각각 날리고 떨어지고 하면서
제 나름대로의 짧은 하강의 기억을 간직하며
온 대지을 덮는 거대한 눈의 일부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는 주인공은 인생의 의미
그리고 인간 역사의 의미를 재편성하게 되는데..

어린 시절 단편적 기억들, 터키 제국의 지배하에서 축조된
이젠 낡아 버린 건물 장식.. 러시안 들이 만들어 놓고 떠난 건물들..
그러한 개인 과 역사의 단편적 눈송이들이 가지는 의미를 읽어가면서
그의 시심이 용솟음 치게 되는 거였다..

고요히 그리고 끊임없이 그 수많은 눈송이들은 하나 하나 쌓여가면서
세상은 너무나 하얗게 조용해 지고
자신이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와
기뻐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눈나리는 햐얀 밤에

마치 세상 끝에라도 온 듯한..
희망적 의미에서의 새로 태어남 같은 심정으로
주인공은 빠져들게 된다.

그러며 또 무슨 엄청난 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데..
아직 읽는 중이라서... ^,~

.. 유쾌한 바하의 Badinerie 를 들으며.. Bye now~

J.S. Bach Suite No.2 - 7 Badinerie

2 comments:

  1. this is a wonderful post, Peter, i thank you so much for this joy you have given me! :-)

    i love the images, the quote is perfect... what more can i say...

    you should be pr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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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h, thanks roxana! :-)

    lots of snow which will be coming down soon in here will give me quite different feeling than before because of his novel.

    sweet 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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